제주 올레길 이야기

그 길에서 만난 소 이야기...

걷는친구쑨 2023. 5. 16.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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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이던가? 아마도 첫 번째 제주올레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9코스에서 만난 아이들이 생각난다,  소, 순딩이 소, 혹시나 뒷발 치기나 당하지 않을까 겁먹고, 이 언덕을 올랐다, 사람소리가 나는 것을 알고는 길 옆으로 비켜주는 아이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 좀 지나갈게"라고 이야기하니 겁 많은 소는 빠르게 길을 비켜주는 것 같았다, 내가 느끼는 것은 그런 것이다, 길에 풀어놓은 아이들이 있다면 그 아이들이 비켜줄 시간이 필요한 것이고, 자신이 지나갈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그 당시 나도 내 인생에서 조금은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시련쯤이야 이겨낼 수 있다고, 자만했다, 내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면 아마도 아무도 없는 밤에 극단적인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도이다, 그럴 용기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은 나 스스로 잘 알고 있기에 아주 부정적인 생각을 아주 조금 한 것뿐이다, 


그런 것 같다, 그때 그 길은 나에게 고행의 길이였다, 체력적으로 많이 약해진 그때 제주올레길 이라니 그냥 우연히 접한 트레킹 코스 그 길을 따라 걷는 것은 그때 내 체력으로는 한 개 코스의 절반도 못 걸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몸을 혹사시키고서야 내 마음에 그 조금의 부정적인 생각을 지울 수 있었다, 그리고 용서와 성찰 그리고, 인정하는 것 그것이었다, 무거운 마음을 조금은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스스로 홀로서기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힘든 길이 몇 년 동안 나의 힐링장소가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걷고 또 걷고...


점점 마음이 평온해진다, 언제나 요동쳤던 마음이 평온해진다, 나에게 제주올레길은 그런 의미인 길인 것 같다, 세 번째 8코스 시작점에서 멈춘 나는 또 언제 다시 걸을까부터 생각을 한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길이지만 조금은 편한 날 잡아서 날씨 좋은 날 힘들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걷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편안한 곳에서 잠자고, 내가 처음에는 이런 일상적인 것을 해결하지 못하였다, 그러다 걷는 거리가 길어지고, 걷는 날이 길어지고, 조금씩 익숙해지는 혼자의 생활이 맛있는 음식, 편한 숙박시설을 찾는다, 그게 유일한 평온의 방법이라고 생각을 한다,


나의 버킷리스트...

1. 제주올레길 완주 - 이건 벌써 3번째다,

2. 산티아고 순례길 - 이것도 이미 완주를 했다,  뭐 두번째는 어떻게 안 될까?

3. 페루 마추픽추.

4. 네팔 히말라야 서킷 트레킹 그리고 히말라야 ABC 트레킹.

5. 캠핑카 만들기 그리고 유라시아 횡단 - 이건 꿈이다, 버킷리스트는 실현 가능해야지 이건 불가능에 가깝다, 나 같은 쫄보여행자가 배낭하나 질머지고 갈 수 있을지 몰라도 캠핑카라니... 그래도 꿈은 원대하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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