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여행이 Camino de Santiago(산티아고 순례길) #36

2019년 4월 11일.

Triacastela에서 Sarria으로

이동거리 24.6km, 점프 0km

잘 자고, 잘 먹고, 어제 지금까지 본 세탁기와 건조기 중 가장 최신이라 생각되었던 기기들의 도움을 받아 세탁과 건조를 한 내 옷들이 많이 깨끗해진 느낌이다, 걷기 시작한 지20분도 안되어서 갈림길이 나왔다, 표지석을 보고, 그 갈림길은 “SAMOS”와 “SAN XIL” 이라고 표시 돼있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현민은 사모스로 간다고 하여 그래 그럼 나도 사모스로 가자하고 걸었다, 뭘 고민을 했을까? 현민이 사모스로 간다고 하였을 때 이미 나 또한 사모스로 가자하였는데 무엇을 고민했을까? 아직 입국 날짜도 많고, 길은 점점 짧아지고, 조금만 더 걸으면 이 긴 여정도 끝나는 것이라, 아쉬워 조금 더 먼 길로 걸어도 되는데 하는 생각들로 잠시 차도를 지나고, 마을을 지나고, 산길을 지나고 그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같이 가기를 잘했다 생각을 하고 계속 걷는다, 그리고 생각을 한다, 어쩌면 내 인생에 이런 갈림길이 나에게 수없이 있었을 것이다, 그때마다 나는 수 없이 생각하고 결정을 했을 것이다, 그게 내 생각이든 아니든 그 결정을 한 것에 대한 결과는 내 몫인 것이다, 그것을 감당하여야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 그 어른이 되는 길은 늘 힘들고, 먼 길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때마다 나는 아름답고, 꿈같은 풍경을 봤을 것이다, 나는 지금도 그 갈림길에서 또는 그 갈림길을 지나 먼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나고 보면 아름답고, 꿈같은 풍경을 봤다고, 언제나 그 갈림길에서 먼 길을 선택하여 갔을 때 언제나 아름답고, 꿈같은 길을 봤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가는 길에 버스도, 택시도 없다, 지나가는 차가 내가 가는 목적지까지 가는 경우는 Carrión de los Condes에서 뿐이다, 그 길은 딱 하나이기에 가능했을 거라고 생각된다, 천천히 가자 가다보면 오늘 안에 Sarria에 도착하겠지 언제 패딩과 바람막이를 벗고 걷었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오늘 아침엔 쌀쌀하더니 오후 되니 덥다, 사모스에서 현민을 만나 점심을 먹고, 현민을 따라 같이 출발하다 어느 순간 보이지 않는다,

 

바람도 시원하고 날씨 너무 좋고, 기분도 좋아졌다, 그러나 몸은 힘들다, 24.6km 하~~~ 힘들다, Sarria 도착 후 두리번거리다, 현민이 알려준 Albergue로 가서 입실하였다, 그리고 현민과 같이 라면과 물 이것저것 사들고 그제 못 먹은 라면을 생각하며 맛있게 먹었다, 먹고 나니 급 피로가, 침대에 누워 주변 소리를 듣고 현민의 소식통에 의하면 Astorga에서 베드버그에 물린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그날 현민님, 주희님, 수정님, 나와 쓰던 방 바로 옆방에서 인 것 같다, 수정님과 같이 걸었던 외국인 여성친구, Sarria Albergue 도착 후 Mental이 나간 표정으로 배낭과 옷 등을 전부 세탁하고 있다, Sarria도착할 때까지 많이 힘들었을 것인데, 속으로 난 저 친구가 Santiago까지 잘 갈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었다, 내가 응원 받은 것처럼 그거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Santiago에 도착하면 진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다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 또한 나의 Camino에 기억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추후 이야기지만 Santiago에서 다시 만났다, 잘 이겨내서 기쁘다, 수정과 포옹하는 것을 보고 미소가 나도 모르게 나왔다, 아직 수정의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괜찮겠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아무것도 그것이 이 길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보면 보이는 구나 안 보이면 안 보이는 구나하는 것뿐 할 수 있는 것은 혼자 밥 먹을 때 옆에서 같이 먹거나 옆 테이블에서 같이 먹는 것뿐 그런 길이다, 어제 보다 오늘 일찍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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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샤워장, 화장실 편안하다, 온수 잘나오고, 주방 깨끗하고,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다.

Sarria – 주소 : https://goo.gl/maps/odgaL3JDDqiSA6Ke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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