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이던가? 아마도 첫 번째 제주올레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9코스에서 만난 아이들이 생각난다, 소, 순딩이 소, 혹시나 뒷발 치기나 당하지 않을까 겁먹고, 이 언덕을 올랐다, 사람소리가 나는 것을 알고는 길 옆으로 비켜주는 아이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 좀 지나갈게"라고 이야기하니 겁 많은 소는 빠르게 길을 비켜주는 것 같았다, 내가 느끼는 것은 그런 것이다, 길에 풀어놓은 아이들이 있다면 그 아이들이 비켜줄 시간이 필요한 것이고, 자신이 지나갈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그 당시 나도 내 인생에서 조금은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시련쯤이야 이겨낼 수 있다고, 자만했다, 내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면 아마도 아무도 없는 밤에 극단적인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